2. 인간 인생 탐구

노년 준비, 즐거운 어른되기

키다리 가로등 2024. 11. 2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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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_2024 이옥선(48년생, 76세)
 
p40 폴 존슨의 [지식인의 두 얼굴]은 1990년대 말에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내가 읽은 초간본의 제목은 '위대한 지식인들에 관한 끔찍한 보고서'였다. 빌어먹을 루소, 재수탱이 톨스토이,  호로자식 헤밍웨이, 버트런드 러셀, 마르크스, 사르트르, 아인슈타인, 입센, 브레히트, 조지 오웰, 놈 촘스키, 폴 오스터, 필립 로스 등등 많은 유명인의 사생활을 까발려놓았다. 그러니 부모님들아, 천재 자식 낳았다고 유난 떨지 말고 내 아이가 평범한 것에 감사하라
 
독일작가 홀거 라이너스 ([남자 나이 50]의 저자) "대단한 재능이 곧 성공적인 삶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뛰어난 재능을 갖게 됨으로써 편협하고 무절제한 생활을 하기 쉽다. 이런 현상은 거의 모든 직업에서 나타난다. 예술가든 사업가든 운동선수든 상관없이 말이다."
 
p62 현재의 가치를 가지고 앞으로 살아갈 자식들을 휘어잡으며 내가 사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해서는 아니된다. 
 
p145 세태라는 게 어찌나 빨리 변하는지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 서울서 직장생활하는 아들 부부가 다가오는 명절에 못 올 일이 생겼다고 연락하면 못 보게 돼서 섭섭하다고 말은 하지만, 속으로 잘됐다 싶단다. 가족이어도 항상 같이 살지 않는 이상 완벽한 손님이고, 손님 접대에는 부담이 많이 생긴다. 아들이나 딸 가족이 오면 이부자리를 챙겨야 하는 게 제일 부담된단다. 하루이틀 정도 사용하고 간 것을 다시 빨고 정리해야 하니 보통 성가신 게 아니다. 
요즘은 나이든 엄마들이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며느리 부려먹었다는 말 들을까 봐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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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저는 다가올 제 노년기를 생각해서 이런 책들을 종종 읽어요. 특히나 에세이는 커피마시며 친구와 수다 떠는 마음으로 가볍게 읽습니다.

저자가 76세 할머니이신데, 책만 봐서는 전혀 할머니 같지 않아서 놀랬어요. 마치 제 친구와 얘기하는 것처럼 저자의 생각이 참 젊어 보였거든요. [허송세월]의 김훈 작가와 동갑입니다. 그런데 너무 다른 느낌. ^^

초반부가 얼마나 유쾌하고 통쾌한지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알고보니 제가 예전에 읽었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김하나 작가님의 어머님이시네요. 
 
김훈 작가님는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며 _ [빈소에 고스톱 금지, 관과 수의는 중저가로, 사람 불러 모으지 않기]_를 말씀하셨고, 이옥선 작가님은 아래처럼 유언을 말씀하셨네요.
[너희도 너무 애쓰지 말고 대충(이것이 중요하다) 살아라. 장례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할 것이며, 제사는 지내지 말아라. 너희 아빠는 꽃 피는 봄에 돌아가셨으니 나는 단풍 드는 가을에 떠나면 좋겠네. 그러면 너희는 봄가을 좋은 계절에 만날 수 있을 테니]
 
저도 가을에 떠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풍이 예뻐 제가 제일 좋아하는 11월.
12월부터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겨울이 와요. 이 추위는 정말이지 제 몸도 맘도 다 얼려버리거든요...ㅜㅜ
 
김훈작가님과 이옥선작가님이 나이가 들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내용들을 책으로 미리 읽어보니, 저도 어느 정도 나이 듦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훈작가님은 병원에서 젊은 여간호사가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호칭에 '내가 왜 니 아버님이냐. 너를 '내 딸아'하면 좋겠니'라는 기분이 드셨다고 했지요. 읽으면서 웃음이 났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호칭도 점점 변하니, 늘 이미 지나온 자들은 변화하는 호칭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노인으로 늙어가고싶네요. ^^

+ 저자의 [빅토리 노트]도 읽어봤어요. 저자가 아이를 키우며 쓴 육아일기 + 딸의 코멘트가 담겨져 있어서 재밌게 보았지요. 김하나 작가님의 어린시절 대사들은 영화에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웃기더군요.

저도 아이를 키우며 남편과 함께 band에 글을 기록하곤 했답니다. 빅토리노트를 읽고 ‘이 기록들을 노트에 적어놓을까?’라는 생각이 스쳤어요. ^^

가족이 함께 쓰고 올리는 글 (카톡 단체방 말고)은 옛 사진첩 꺼내 보듯이 재밌으니 여러분도 한 번 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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