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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_1970 미하엘 엔데/ 홍문 번역
p48 도로청소부 베포의 말
"우리 앞에는 끝없이 아득한 거리가 뻗쳐 있을 때가 많아. 너무나 아득해서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그럼 우리는 서두르기 시작하지.
그리고는 점점 더 성급해지는 거야.
눈을 들어 앞을 볼 때마다, 자기 앞의 길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지.
그래서 점점 더 기를 쓰게 되고, 불안에 사로잡혀 애를 쓰다가 마침내는 숨이 차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돼.
그러나 길은 여전히 우리 앞에 버티고 있다구. 이런 식으로 일을 해서는 안 돼."
"길 전체를 한꺼번에 생각하면 안 돼, 알겠니? 오로지 한 걸음, 다음 숨 한 번, 다음엔 비질 한 번만 생각해야 돼. 이렇게 끊임없이 다음번의 동작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면 기쁨을 얻을 수가 있어.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자기 일을 잘해 나갈 수가 있어. 그래야만 하는 거라구."
p95 하지만 시간은 삶이다. 그리고 삶은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시간을 절약할수록, 점점 시간은 메말라 없어졌다.
p129 회색사나이의 말
"사실 그들이 절약하는 모든 시간은 그들로 보면 잃어버리는 거야..... 우리는 그 시간을 끌어들이고 있어. 우리는 그 시간을 저장하지. 우리에겐 그것이 필요해. 우리는 그것에 굶주리고 있어. 너희들은 몰라. 너희들의 시간이라는 것이 뭔지를.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어. 그래서 너희들에게서 철저하게 빨아들이고 있지. 우리에게는 그것이 점점 더 필요해. 더 많이. 왜냐하면 우리들도 점점 수가 늘어나거든. 점점 더 많이."
“ 아이들이 없다면, 인류는 벌써 오래전에 우리의 손아귀에 잡혀 있을 겁니다. 이 세상에서 아이들이야말로 시긴을 절약할 줄 모르는 존재입니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맞설 만한 적입니다. ”
(모모에게 비밀을 말한 회색사나이는 회색무리들의 재판석에서 모든 시간을 빼앗기고 사라져 버렸다_ 영화 ‘인타임’이 생각났습니다. 시간이 목숨인 세상)
p204 호라박사에게 듣게 된 회색무리의 정체
“그들의 생명은 일종의 죽음의 요소로 유지된다. 너도 알잖니. 그들은 인간의 삶에서 훔쳐 온 시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그렇지만 이 시간은 그것의 참된 소유자를 떠나면 말 그대로 죽은 시간이란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각기 자신의 시간을 갖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것이 진정으로 자신의 시간일 때만, 그 시간은 생명을 갖게 되는 거지. ”
“그들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을 뿐 사람이 아니야. 실제로 아무것도 아니야. 그들은, 사람들이 생겨날 기회를 주어 생겨난 존재야. 그런데 이제 사람들은 그들에게 지배할 수 있는 힘까지 주고 있어. 그들은 벌써 사람 가운데 많은 협력자를 갖고 있어. ”
p206 호라박사의 퀴즈
"세 형제가 한 집에 살고 있는데, 맏형은 거기에 없어. 이제 막 집으로 오고 있어. 둘째 형도 거기에 없어. 그는 벌써 나가 버렸어. 다만 셋째만이 거기에 있어. 사실 막내가 없으면 다른 둘도 있을 수가 없어. 그런데도 문제가 되는 셋째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첫째가 둘째로 변화하는 데 있어. 막내를 보려고 하면 우리는 언제나 다른 둘 가운데 하나를 볼 뿐인 거야. 자. 이제 말해 봐. 이 세 형제는 하나일까? 아니면 둘뿐일까? 또는 결국... 아무도 없는 걸까? 꼬마야, 이 형제들의 이름을 맞힐 수 있다면, 너는 셋의 막강한 지배자를 알아맞히는 셈이야. 그들은 함께 커다란 왕국을 다스리고 있어. 동시에 그들 자신이 왕국이기도 해. 그 왕국 안에서 그들은 꼭 같아. "
"맏형은 미래예요. 둘째는 과거고요. 셋째는 현재예요! 바로 이 순간이에요! 과거란 지금 막 지나간 순간들이고, 미래란 이제 막 오고 있는 순간들이에요! 그러니까 만약 현재라는 게 없으면 둘 다 없을 거예요. 또 현재란 미래가 과거로 변하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뜻이군요! 그렇다면 순간이란 처음부터 있는 것이 아니고 다만 과거와 미래만이 있는 셈이지요? 사실 지금 내가, 예를 들어 이 순간에, 순간에 대해 말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벌서 어느새 과거가 되어 버린 것이에요!. 아, 이제 알겠어요. '막내를 보려고 하면, 언제든지 다른 둘 가운데 하나를 볼 뿐인 거야'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근본적으로 세 형제 가운데 하나만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
"시간이에요. 시간이 바로 왕국이에요. 세 형제가 살고 있는 왕국은 바로 세상이에요."
p214 호라박사의 정체
"나는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자신들의 시간으로 무엇을 할지는 스스로가 결정하지. 사람들 스스로가 시간을 보호해야 해. 나는 그저 나누어 줄 수 있을 뿐이야."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사람은 시간을 알기 위해 심장을 갖고 있는 거야. "
"사람들이 죽음이 무엇인가를 안다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거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게 된다면, 아무도 사람들에게서 시간을 훔치지 못할 거다."
p281 인기스타가 된 지지의 말
"그런데 보다시피 지지는 지지로 머물러 있지를 못했어. 모모, 얘기 하나 해 줄까? 우리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건 꿈이 이루어지는 거야. 나처럼 된다면 말이야. 이제 난 꿈이 없어. 너희들에게 꿈꾸는 걸 다시 배울 수도 없을 거야."
p290 (모든 것을 깨닫고 경험한 모모,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데, 사람들에게 가지도, 아무도 모모가 있는 곳까지 뚫고 들어올 수도 없었다.)
이제 모모는 깨달았다. 세상에는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가지지 않으면 그로 인해 파멸에 빠지는 보물이 있다는 것을...
p322 호라박사의 말
" 이 집의 언저리에는, 말하자면 시간이 거꾸로 흐르고 있거든. 다른 데서는 시간이 너에게 흘러들어 가는 데 말이야. 그래서 점점 네 안에 시간이 많이 지닐수록 너는 나이가 들어가는 거야. 그렇지만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거리에서는 시간이 너에게서 밖으로 빠져나와.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야. 사람은 자기 안에 감추어진 시간을 훨씬 능가하는 존재거든. 그렇지만 회색 무리들에겐 문제가 달라. 그들은 온통 훔쳐온 시간으로 이루어진 존재야. 그래서 그들은 시간의 소용돌이 속으로 발을 내딛기만 하면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그들에게서 빠져나오는 거야. 그들은 완전히 형체가 없어져 버려."
지은이의 뒷이야기
한 가지, 내가 밝혀 두고 싶은 점은 다음과 같은 사실이다. 긴 여행중에 나는 기찻간에서 어떤 신기한 승객을 만났다. 신기하다는 것은 나로서는 그이 나이를 도저히 추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웬 노인이 내 앞에 앉아 있거니 생각했는데 곧 내가 착각했음을 깨달았다. 그 사람이 갑자기 아주 젊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얼굴 또한 어느새 바뀌어져 갔다. 어쨌든 그는 그 여행길 기나긴 밤 내내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마디 덧붙였다.
"나는 당신에게 이 모든 것을 이미 있었던 일처럼 이야기 했습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가 미래에 일어날 것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내게는 그것이 별 차이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는 아마 다음 역에서 내렸을 것이다.
마무리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고개를 돌렸는데 큼지막한 글자 '모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책 근처에 '이방인'이라는 큼지막한 글자의 책과 함께 빌려왔어요. 빌릴 계획에 전혀 없었던 책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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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훑어보다가 p48 도로 청소부 베포아저씨의 말을 읽고서는 "어? 이거 다 읽어봐야겠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슉슉슉 읽어나갔습니다. 어른들이 꼭 읽어야 할 철학적인 동화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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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부분에 영화로 된 사진과 설명들이 실려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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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과거로 바뀌는 사이=현재.
시간은 우리가 변화하는 사이.
미래를 생각하고
현재를 충만하게 느낄 때
그 미래는 (이미 성취된) 과거가 된다.
시간에 쫓기지 말고, 여유롭게, 천천히
사람들과 함께 보내세요.
시간은 금이 아닙니다.
금이라 생각한 순간 우린 노예가 되지요.
시간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죠.
그러니 현재는 선물이 되는 것입니다.
과거에 사는 사람은 우울하고,
미래에 사는 사람은 불안하고,
현재에 사는 사람은 평화롭다. _ 노자
물체가(ex.책상) 우리눈에 보이는 건 시간때문.
물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면, 눈에 보이지 않게 되겠죠. 시간이 있어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도 보고 느낄 수 있는 거랍니다. 그러니 시간은 선물이죠. 우리가 현재를 아름답게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우리에겐 선물만 가득하게 되는 거겠죠.
책에서 회색무리들은
인간의 ‘시간’을 훔쳐서 살아가는,
인간의 ‘현재라는 행복’을 훔쳐야만 살아갈 수 있는,
그래서 인간을 일하는 기계처럼 만들려고 하는,
인간의 의식과 경험을 쓸모없게 만들려고 하는,
마치 기생충같은 무리들입니다.
우리 주위에 이런사람들이 있다면, 벗어나세요.
가끔 저녁시간 전에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아..오늘 저녁은 또 무슨 반찬을 하지..”
그런데요. 그 순간 아이가 맛나게 저녁을 먹는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라요. 내겐 그저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 식탁에서 저녁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하니 금세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오늘은 어떤 맛나는 걸 해줄까?!^^”
같은 상황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 그 긍정의 능력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풍요로운 현재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과거 아이와 했던 대화를 남겨봅니다. 색종이로 엄마에게 많은 걸 접어주고 싶어하던 아이와의 대화.
아이: 엄마 유니콘이나 사자 갖고 싶어? 내가 색종이로 접어줄게.
엄마: 아니 엄마도 접고 싶어. 접는게 재밌어.
아이: 나는 엄마한테 선물을 주고싶어서 그런건데…
엄마: 같이 재밌게 접는 추억_그게 선물이지.
아이: 지금 종이접기 할래?
엄마: 그래^^
이제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버려지는 시간들을 모으고 모아 어지러운 세상에 나만의 조용한 공간을 만들어 보세요. 그 시공간에서 내면의 즐거움을 만끽한 뒤, 다시 현실로 나와보세요. 그러면 이전보다 계획성있는 삶으로 바뀌고, 현실이 나로 인해 변화해 갈 것이라 믿어요.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요.
회색무리라고 하니 아래 유발하라리 책이 생각나네요.
유발하라리 생각처럼 되지 않을 것이야_ 호모데우스/ 21가지 제언/ - https://naturalmedicine.tistory.com/m/236
유발하라리 생각처럼 되지 않을 것이야_ 호모데우스/ 21가지 제언/
호모데우스_2016 유발 하라리 저자는 [호모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순서대로 출간했지요. 솔직히 별 관심은 없었는데...^^ 유명해서 읽어봤어요. 일단 한 번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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