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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간 인생 탐구

투표를 해야하는 이유는?

by 키다리 가로등 2024.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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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_냉정한 이타주의자

냉정한 이타주의자
_2015 윌리엄 맥어스킬
 
 
감정에 치우쳐 무분별하게 충동적으로 선을 베푼다면, 그것이 오히려 해가 되기도 한다. 구호단체, 기부단체는 많다. 누구를 도울 것인가? 기부를 제대로 하고 싶은가?
 
[죽은 원조]_2009 담비사 모요_에서는 지난 60년간 아프리카에 1조 달러 이상의 원조가 제공됐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세계의 절반 구하기]_2006 윌리엄 이스털리_에서는 원조는 최악의 경우 해악을 끼치기도 한다는 관점을 널리 확산시켰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옳지 않다. 지난 수십 년간 경제 성장이 가장 더뎠던 나라에 사는 이른바 '밑바닥 10억 명'조차 삶의 질이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그들의 평균수명도 36.7세에서 56세로 높아졌다. 원조가 평균적으로 성과를 냈는지 평가할 때는 전형적인 사례만 살펴봐선 안 된다. 최고의 성과를 낸 사례들도 함께 살펴야 한다. 선행을 할 때는 이를 고려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전형적인 사업의 성과가 미미하다 해도 최고의 사례들이 뒷받침되면 원조의 평균 효과는 매우 높아진다. (물론 성과를 못 낸 사업도 많다. 아래의 플레이펌프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1. 플레이펌프 사례

 
남아프리카인 트레버 필드는 1989년 농업박람회에서 스투이버의 특허인 "플레이펌프"를 사들여 계량한 뒤, 자선단체를 설립해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국에 플레이펌프를 설치했다. 플레이펌프는 수동펌프나 풍력펌프와는 달랐다. 놀이터의 아이들의 회전 놀이기구인 "뺑뺑이"와 펌프기능을 결합시켜 회전력으로 지하수를 물탱크까지 올리는 원리였다. 이제 시골 아낙들이 수킬로미터를 걸어와 힘들게 펌프질을 하거나 바람이 불 때까지 마냥 기다리며 풍력펌프 앞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었다. 
많은 유명인들이 플레이펌프 캠페인에 뛰어들었고, [타임]지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플레이펌프를 뛰어난 혁신으로 평가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대대적인 광고, 수상 실적, 수백만 달러의 자금 지원, 모두가 열광의 도가니였다. 그렇게 2009년까지 남아프리카, 모잠비크, 스와질란드, 잠비아 곳곳에 플레이펌프 1800대를 설치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플레이펌프의 실질적인 효과를 진지하게 검토해 보지 않았다. 
아이들은 펌프를 돌리다 금세 지쳐버리고, 심하면 구토 증세 및 떨어져 다치기도 하였다. 결국 뺑뺑이를 돌리는 건 여자들의 몫이 되었는데, 일하고 지친 몸으로 펌프를 돌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가 한결같이 수동펌프가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수동펌프는 1시간에 1300리터의 물을 길을 수 있는 반면, 플레이펌프는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플레이펌프는 고장도 잦았는데, 수동펌프와 달리 부품이 금속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민들이 고쳐 쓸 수도 없었다. 수동펌프에 비해 열등한 플레이펌프였지만, 가격은 오히려 4배나 비쌌다. 
위신은 실추됐지만 플레이펌프 사업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 착한일에도 성과를 따져야 한다. 
→ 결과가 선행여부를 결정한다. 
성공가능성성공의 가치를 모두 따져봐야 한다.
→ 평균 수준의 효과만 내는 프로그램에 자금을 댈 게 아니라 최고의 성과를 내는 프로그램을 골라 거기에 자금을 투입해야 막대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 케냐 학교의 잦은 결석문제

기생충 구제로 결석률이 25%나 줄었다. 완치된 아이들의 출석일수가 2주 늘어났고, 기생충 치료로 출석률이 '엄청나게' 올랐다. 세다가 보건, 경제 등 교육 외적인 부분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10년 뒤 이 아이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감염치료를 받지 않았던 아이들에 비해 주당 3.4시간 더 일했고 소득도 20% 높았다. 

기생충 구제 결과 출석이 엄청나게 올랐다
기생충 구제했더니 출석률이 올라감

3. 개발도상국의 보건사업

개발도상국의 보건사업도 마찬가지다. 
모기장을 보급하는 말라리아퇴치재단에 기부하면, 카포시 육종 치료 사업에 기부했을 때보다 500배 큰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미미한 변화가 아니라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확신이 드는 기부처를 택해야 한다

모기장 배포는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뛰어났다
모기장이 비용대비 효과가 가장 좋음

 

4.재해구호에 기부하면 안 되는 이유

2011년 일본 도호쿠 지방의 지진, 2010년 아이티 지진의 비교해 보자. 두 사례 모두 50억 달러에 달하는 원조를 받았다. 하지만 일본의 사상자는 1500명이었고, 아이티는 15만 명이 사망했다. 일본은 아이티보다 30배 부유한 나라이고, 심지어 지진 4일 후 구호 및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발표까지 했다.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은 일본지진의 5배였고 8만 7천 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국제 지원금은 5억 달러였다. 
 
재해는 극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질병, 가난, 독재 등의 일상적인 긴급 상황이 더 심각한 상환인 걸 모른다. 우리는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 수십억 명보다 약 100배 부유하므로, 부유한 나라가 아닌 개발도상국의 빈곤층을 도울 때 수백 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재해 구호에 기부하는 것은 비용에 비해 효율은 떨어진다. 
 

5. 투표는 수십만 원의 기부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흔히 착각한다. 투표해 봤자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안 해도 무방하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그보다는 실제로 영향을 미칠 경우 그 보상이 얼마나 큰 지를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하다. 나에 대한 혜택으로 제한시키지 말고, 더 나은 정당이 집권했을 때 창출되는 총혜택을 고려해야 한다. 더 나은 정당에 투표하는 행위는 영향력이 큰 이타적 행위이다. 정치 집회 참가, 기후변화 등의 기대가치를 평가할 때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6. 착한 소비자가 되려면?

차라리 노동착취 공장제품을 사라. 노동집약적 제조업이 농업사회에서 부유한 산업사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나라들은 오히려 노동착취 공장이 절실하다. 
 
미국인은 1인 기준으로 온실가스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배출한다. 미 성인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1톤CO2eq이다. 사람들이 저탄소생활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대다수 방법들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전자제품을 쓰지 않을 때 전원을 꺼 두라는 지침의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 휴대폰 충전기를 1년 내내 꽂아 두는 것보다 뜨거운 물로 목욕 한 번 더 하는 게 탄소발자국을 늘린다. TV플러그 1년 내내 꽂아 두는 것보다 자동차로 2시간 달리는 편이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다. 방에서 나갈 때 전등을 끄라는 조언도 효과가 없다. 전등이 가정에서 에너지 사용에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3%이다. 비닐봉지 사용 안하기, 현지 생산 식품 구매하기 역시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 식품 생산으로 생겨나는 탄소발자국 중 10%만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고 80%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주일 중 하루는 붉은색 육류 및 유제품을 먹지 않는 것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 
개인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고기섭취 줄이기, 장거리 이동 줄이기, 가정에서 전기 및 가스사용 줄이기이다. 
 
개인차원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려면 생활방식을 크게 바꾸는 것보다 탄소상쇄가(기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동물구호 평가회에 따르면, 채식주의 전단을 배포하는 단체에 100달러를 기부하면 한 사람이 1년간 육식을 중단하게 할 수 있다. 동물복지 단체에 매년 100달러 이상 기부할 수 있다면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보다 기부금액수로 더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기부를 하면 당신의 돈을 가장 효율적인 사업에만 집중시킬 수 있다. 
 

7. 세상을 가장 크게 변화시키는 직업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관심사에 부합하는 직업을 골라 밀어붙이기만 하면 될까? 객관적 증거를 두고 본다면 반대다.
① 대부분 사람들은 스포츠, 음악 등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지만 일자리는 적다. 이 분야는 유달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운이 좋은 소수만 안정적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래서 열정을 가진 분야에서 일하라는 조언은 오히려 해가 된다. 미국 고등학교 운동선수 중 프로로 진출하는 사람은 1000명 중 1명 꼴도 안 된다.
② 관심사는 변한다. 그래서 관심사를 과대평가하면 안 된다. 열정에만 이끌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어쩌다 보니 현재 관심을 갖게 된 분야에 연연하지 말고 직업의 주된 특징에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자율성, 기여도, 재능과 역량 등.
 
일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면 열정은 자연히 뒤따라온다. 꼭 맞는 일을 찾으려면, 다양한 일을 해본 후 그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경험적 접근이 최선이다. 그전에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 본다. (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 중요한 자질, 사람들이 그 일을 그만두는 주된 이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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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혹시 기부를 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시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든 것을 '효율'로만 따지는 것은 옳지 않지만(99마리의 양도 중요하지만, 길 잃은 양도 중요하듯이),

때론 경솔한 선행이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겠습니다. 나의 기부금이 플레이펌프 설치에 들어가면 안 되니까요.
 
뭐든지 성과나 결과를 예측해 보고 행동해야 함이 당연하겠지만, 결과예측이 좀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때론 상상하지 못한 결과나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인간은 이렇게 또 경험해보고 실수를 만회해 가겠지요. 더 나은 방향을 찾아 갈 거라 믿습니다.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가, 실제로 영향을 미칠 경우의 보상과 혜택을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어요. 하지만, 가짜정보에 파묻혀서 우리가 제대로 된 정보를 알기 힘들고, 책에서처럼 선함이 오히려 악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듯이, 결과를 예측하기가 너무 힘든 현실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투표조작도 우려되는 상황.

2016 피터싱어의 [더 나은 세상]에 보면,
1. 투표의무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벨기에, 아르헨티나, 호주, 그외 남미 많은 나라가 투표의무화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투표를 자유에 맡기면 투표률이 낮아질 확률이 높기에, 낮은 투표률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는 투표의무화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2. (종교비판 등)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자유가 보장되지 않을 때 인류의 진보는 조그마한 돌부리에도 걸려 넘어질 것이다. 라고 합니다. 우리는 현실적인 문제에 급급해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차원 높은 시선에서 세상을 보고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미운 청년 새끼]_2017_에는 “가만 내버려두면 지금의 기득권 세력이 계속 득세하며 상황이 더 나빠질지도 모르니 자신이 생각하는 차선이나 차악에라도 표를 던지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고 질문을 하네요.

 

[2. 인간 인생 탐구] - 정치가 엉망인 건, 나라 전체의 문화(국민의 수준)

 

정치가 엉망인 건, 나라 전체의 문화(국민의 수준)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_2021.5 최진석(*2017.5~2022.5 문재인 대통령) 1. 국가란p38 국가는 국방과 조세라는 두 기둥으로 버티고 선다.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국가는 최종적으로 전쟁하는 집단이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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