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육아 및 교육

가르침에 관하여_최고의 교수법

키다리 가로등 2024. 10. 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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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교수법
_ 2017 박남기 (2010년 초판후 전면보완)
 
이번 편에는 Part1. 말이 목마르게 하는 법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길이 너무 길어지면 읽는 데 힘들 수 있습니다. 추후 다시 읽어볼 때를 대비하여 파트별로 나눠서 블로그를 작성하려고요. 
 
 
수업내용을 제공하기 전에 먼저 배울 내용에 대해 학생들이 지적 갈증이나 호기심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1. AI가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배우는 사람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
맹자어머니는 공동묘지 → 시장근처 → 서당근처로 이사했다. 무덤가에서 죽음의 의미, 삶의 본질에 대해 어느 정도 궁금증이 커졌다고 판단되었을 때, 시장 옆으로 이사를 갔다. 그곳의 치열한 삶의 현장, 인간 만상을 보며 삶의 의미에 대해 궁금증이 더 커졌을 때, 그제야 서당 근처로 이사를 간 것이다. 
 
2. 조너선 하이트의 [행복의 가설]에서, 감성적 측면이 코끼리라면 이성적 측면은 거기에 올라탄 기수라고 표현한다. 코끼리와 기수의 의견이 불일치 할때면 언제나 코끼리(감성)가 이긴다
이성과 감성이 동시에 움직이게 하는 방법은 바로 '정체성 모델 수립'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인종, 윤리, 지역적 정체성이 있다. ex) 5·18 아픔을 간직한 광주 절의 고등학생들은 선생님들의 말씀에 자극을 받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산업화시대 사람들이 그렇게 열심히 했던 이유 중 하나 역시 조국의 미래가 자신에게 달렸다는 소명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고향, 조국의 밝은 미래에 기여한다는 더 큰 목표와 사명 의식은 젊은 학생들의 피를 끓게 하고 열정을 불태우도록 이끈다. 이처럼 감정에 호소하는 것도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학생들을 변화시키고 싶으면 정체성에 호소하라.
 
3. 야단을 맞는 당사자도 사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수업이 시작되었으므로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것, 일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것,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았다. 그것은 마음이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행동할 수 없는 생명체다! 그날부터 곰곰이 생각했다. '마음으로 이해해서 행동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마침내 키워드를 찾아냈다. '감동!' _ [강요하는 초보 감동시키는 프로]中
강요하는 초보는 기수(이성)에게 호소하는 사람이고, 감동시키는 프로는 기수와 함께 코끼리(감성)까지 움직이도록 하는 사람이다. 학생은 감동을 받은 후 선생님이 좋아지거나 그 과목이 좋아지게 된다. 위 책의 저자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모아놓은 감동노트를 마련하여, 수업 전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학생과 돈독한 정 쌓기 등 학생을 감동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했다. 감동의 효력은 최대 일주일정도이니 수업시간마다 감동을 줄 수 있는 기법을 생각해 보자.
 
요즘 들어 학생과 학부모의 모습에 실망하여 아예 마음의 문을 닫고 최소한의 역할만 하겠다고 생각하는 선생님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학생들을 불행하게 할 뿐만 아니라 선생님 자신도 불행해질 것이다.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에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존경을 받지 못하고 동료 교사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 내가 가르치는 것이 과목이 아니라 학생임을 깨닫고,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다. 
 
4. 유적지에 애착을 갖고 알리기 위해 헌신하는 여행안내자처럼, 교수는 해당과목을 안내해야 한다. 학생들이 큰 그림을 이해하도록 돕자. 큰 그림을 보는 부분에서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해당 과목의 큰 숲을 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숲 속의 오솔길을 걷는다. 따라서 지난 시간에는 지도의 어디를 거쳤고, 오늘 걸어갈 길은 어느 부분이며, 앞으로 어디를 향해 나아갈지를 안내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 교사는 그 과목이 속한 학문 전체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진도 나가는 것도 빠듯하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도 못한다고요? 
진도 나가기 식의 수업을 통해 가장 많이 배우는 사람은 가르치는 쪽이다. 학생이 배우는 수업이 되도록 하려면 미리 예습을 해와야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 추가로 궁금한 것 등을 미리 알아오기) 모르는 것이 있어야 배울 수 있다. 궁극적으로 미리 공부해 오도록 하는 추가적인 기법이 필요하다. 
 
5. 그 애만 없다면 참 가르칠 만할 텐데...하는 아이가 있다고요?
문제아는 길 잃은 양이다. 우리 사회가 교실에서 선생님을 필요로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 아이들이 선생님의 존재 이유이고 밥줄이다. 내일 그 아이를 만나면 손을 붙잡거나 껴안아주며 혼잣말로 되뇌어보라. '그래 네가 내 밥줄이구나 고맙다.'
대학교수도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길 잃은 양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6. 중국 사람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식당은 불친절하고 음식맛도 별로라서 싫어한다. 학교나 대학이라는 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우리의 자세가, 구내식당이나 중국공산당이 운영하는 식당 근무장의  자세와 유사하지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훌륭한 요리사는 음식을 먹은 손님이 대접을 잘 받았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사람이고, 훌륭한 선생님은 수업을 받은 학생들이 참 좋은 수업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사람이다. 
 
가르치는 것이 재미없고, 학생들이 이해도 못 한다고요? 그러면 학생들을 이해시키지도 못하는 선생님인데 오히려 월급은 받으니 감사해야 한다. 
 
7. 수업시간 내내 교수 혼자 떠드는 강의는 성공적이기 어렵다. 케네스 에블의 저서 [가르침의 기술]에서, 에블은 50분짜리 수업을 예로 들 때, [개념 정의와 예시 및 기본 개념 간의 연관성 설명 10분  + 기본 개념에 대한 질의응답 10분 + 교수와 학생이 참여하는 응용 활동 10분 + 나머지 시간은 강의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도입부/ 주요 학습 내용 정리/ 다음 시간 강의 내용과 이번 강의와의 연계성 소개하는 마무리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8. 더불의 사는 능력은 자연스럽게 몸에 배야 하는 것이지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에 따르면, 아이들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환경이지만, 친구와 함께 있을 때 가정환경과 무관하게 똑같이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며 지적 정서적으로 성장한다. (친구 집에 자러 가기도 좋다)
 
9. 창의력은 엉덩이에서 나온다. 지식의 탄탄한 토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관련 지식이 풍부해야 낯선 문제를 다루는 데 창의력을 발휘한다. 학습반복과 동의어이다. 내용을 이해했다고 자기 것이 되는 게 아니라, 반복을 통해 익히는 작업을 해야 소화되어 자기 몸에 흡수되는 것이다. 
교사는 반복이 지루한 활동이 아니라 즐거운 활동이 되도록 다양한 반복의 기법을 소개하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문제풀이, 개념 활용하여 문단 만들기, 사전지식과 연관 짓기, 현실에서 찾아보기 등)
 
10. 가르침에 대한 열정 이어가기.
미국 최고의 교수들은 부침이 적고 늘 가르치는 열정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였다. 열정을 유지하는 데 체력은 필수이다. 건강해야 가르침의 열정을 이어갈 수 있다. 운동을 생활화해야 한다. 가르침에 대한 열정을 위해, 학생들을 만족시키려는 수업이 아닌, 학생들이 수업을 즐기고 만족하는지를 화두로 던져야 한다. 강의에 대한 열정은 학생들과의 두터운 인간관계에서도 지속적으로 불타오른다. 
 
11. 가르치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강의를 잘한다고 착각한다. 매 학기 서너 명 이상의 학생이 부정적 의견을 낸다면 학생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12. 전공과 관계없는 일에 기웃거리는 자, 가르치는 법을 탐구하지 않으면서 잘 가르치고자 하는 자, 잡기를 즐기면서 잘 가르치고자 하는자,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잘 가르치고자 하는 자는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사람이다. 
요즘 골프나 사진 찍기 등 여러 가지 잡기에 빠진 젊은 교사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물론 개인의 취미 생활은 건강과 재충전을 위해 필요하다. 다만 지나칠 경우 문제가 된다. 
 
13. 우리 가르침에 학생들이 열렬히 반응하기를 기대하는가? 그렇다면 먼저 가르치는 과목에 대한 우리 자신의 열정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이 온 마음 온 열정을 다 바쳐 그 학문을 대하는 것을 학생들이 본다면, 그들은 반드시 거기에 열렬히 반응할 것이다.
학생들이 강의받을 준비를 해 오지 않는 데에는 교수의 책임이 더 크다. 요구가 담긴 강의계획서가 아닌 약속이 담긴 강의 계획서를 준비해 매시간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자극하는 사례와 질문 준비, 인간관계 구축, 마음을 움직이는 학습경험 제공 하자. 
 
14. 가르치다 보면 욕심이 앞서서 '마른 가지가 활활 타오르기도 전에 생나무 가지를 불 위에 올려놓는 우'를 종종 범한다. 학생이 조금 흥미를 가진다고 과도한 과제를 제시하여 불길을 꺼뜨리면 안 된다. 즉,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마른 가지 하나쯤은 여분으로 준비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15. 유명한 학원강사들은 학생들의 인간관계를 쌓는데 초점을 둔다고 했다. 그 학원 강사의 노하우 중에는 또래집단 활용이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도 같이 먹으면서 서로 친해지게 하면 아이는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기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했다. 학원강사는 공부만 잘 가르치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교사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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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학습의 필요조건이 동기부여인데, 그러려면, 감성을 잘 건드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갑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과의 인간관계 형성이 잘 되어야 하고요.
 
뇌과학적으로도 감성을 건드린 지식이 장기기억으로 오래 기억에 남지요. 감성은 우리 뇌속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부분입니다. 
 
최고의 교수란 가르침의 열정을 가진 사람일 것입니다. 가르침을 즐거워하는 자여야만 하겠지요. 그래야 평생 할 수 있으니까요.
 
고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이상한 말투와 이상한 설명만 대강 하다가 가시는 나이 많으신 여성 문학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그 선생님을 답답해할 때, 전 신기한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상한 문학선생님이 과거에 엄청 좋은 선생님으로 상도 받고 대단했던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을요... 그 선생님의 가르침에 대한 열정은 도대체 무엇이 꺼버렸던 것일까요...
학교에서 없어져야 할 최악의 선생님이 되어버린, 한 때만 좋았던 선생님이 되지 않으려면, 선생님 스스로 늘 배움의 자세와 열정을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마이크로 교과서만 읽으시면서, 교사서에 밑줄과 동그라미만 지시하다가 가시는 선생님도 계셨어요. 그런 수업에 선생님이 왜 필요하지요? 
 
제 학창 시절을 다 돌이켜 보았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열정으로 가르친 선생님이었습니다. 
그중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열정으로 수업시간에 많은 아이들을 다 봐가며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던 분입니다. 너무 열정적으로 설명하시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 열정에 감동받아서, 더 열심히 수업을 들으려 애썼지요. 기본적으로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셨고요. 
그리고 실제 생활과 함께 설명해 주시니, 더 머릿속에 쏙쏙 들어옵니다. 수업시간이 행복한 상호교감의 시간 같았지요. 가르침의 본질은 만남이고 나눔.

여기서 중요한 것이 말투 인 것 같아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열정으로 설명하는분
vs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잡아먹을 것처럼 소리치는 분.

선생님의 말투, 태도, 표정, 인상은 학생의 감정(코끼리)을 강하게 움직이는 것 중 하나예요. 저런 것들은 적응무의식적 행동으로 몸에 밴 것들이죠. 그래서 가르치는 자는 항상 바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part1의 핵심은
감성을 움직이에 하는 것
가르치는 자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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