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아토피 완치 식단

키다리 가로등 2024. 5. 3. 12:56
320x100

 
 
[잡식가족의 딜레마]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채식하는 엄마, 육식파 아빠, 그 사이에 낀 아이_마치 제 가족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이 영화와 함께 책도 나와있어 보았습니다. 

잡식가족의 돼지관찰기
사랑할까, 먹을까_2018 황윤
 

아이가 건강하게 크기를 바라는
모든 부모들에게

 
→ 나는 취재 과정에서, 우유 때문에 악성빈혈에 걸린 민우를 알게 됐다. "모유수유 후 이유식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우유를 먹여야 한다는 책을 보고 우유를 먹이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물 대신 우유를 먹을 정도로 많이 먹었어요. 돌 때쯤 건강검진을 했는데 철분 수치가 거의 제로에 가깝게 나왔어요. 악성빈혈이었어요. 의사 선생님이 우유를 먹이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먹인다고 했더니 '어떤 소아과에서도 아이에게 우유를 권하지 않습니다. 우유를 끊으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대부분 소아과에서 우유를 권하거든요. 일단 선생님 말씀대로 우유를 끊고 다시 검사를 했더니 철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그 후 여러 책을 읽고 정말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됐고, 아이와 함께 완전 채식을 시작했어요. 2년 정도 후 다시 건강검진을 해보니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어요. 우유에는 칼슘이 많지만 산성물질이어서 먹을수록 칼슘이 오히려 몸 밖으로 빠져나가요. 유제품을 많이 먹는 나라일수록 골다공증이 많다는 연구들도 있잖아요. 제 사촌 동생은 20년 넘게 우유를 먹었는데, 지금 20대인데 뼈에 구멍이 났어요. 뼈가 약해서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어요. 재활치료를 몇 달 받아서 걷긴 하는데 운동은 못 해요."
 
→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기업 '배스킨라빈스 31' 창립자의 외아들 존 로빈스는 육류와 유제품, 축산업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는 재산상속을 포기하고 집을 나와 한 권의 책을 내놓는다. [육식의 불편한 진실 Diet for a New America]
 
→  대구 영진고등학교에서는 2012년 100일 동안 희망학생 34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두 번 현미채식 급식을 실시했다. (부모들은 아침밥과 주말 식사를 채식으로 주겠다는 서약서를 학교에 제출했다.) 급식메뉴는 현미밥에 피망버섯잡채, 호두 연근조림, 두부, 나물, 버섯깐풍기 등으로 구성됐다. 왜 채식이 이로운지에 대한 교육이 병행됐다. 100일 현미채식 후 참여 학생들은 체지방, 콜레스테롤이 감소했다. 아토피, 여드름, 소화불량, 지방간 등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 16년간 아토피로 고생했던 조민혁 군은 단지 현미채식을 했을 뿐인데 완치가 되었다며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가려움이 사라지자 집중력도 높아지고 성적까지 올랐다
 
  [아이를 변화시키는 두뇌 음식]_예방의학 전문가 조엘 펄먼 박사_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 아이들이 태어나서 청년이 될 때까지 먹는 음식이 그 후 50년 이상 섭취하는 음식보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 식품으로 교체할 것, 채소가 주 요리가 되게 할 것, 정제하지 않은 곡류, 신선한 과일, 견과류, 콩, 씨앗을 먹을 것. 이렇게 먹을 때 아이들이 가장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라며 천식같은 만성질환, 암, 심장병은 물론 과잉행동증후군도 예방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아토피가 있었다. 나는 우유를 좋아했고 중독 수준으로 마셨다.
아이가 태어났다. 족발을 삶아 먹으면 젖양이 많아진다는 말을 듣고, 족발 수프를 마셨다. 고역이었지만 젖이 많이 나올 거라는 생각에 꾹 참고 먹었다. 젖양은 늘지 않았고 아이의 아토피만 심해졌다. 도영이는 볼이 늘 빨갰고 배가 가려워 벅벅 긁어댔다. 생협에서 친환경 식재료만 구입해 먹었는데 어째서 아이에게 아토피가 생긴 걸까. 내 피부 체질이 유전으로 대물림된 것만 같았다. 대학병원의 소아과 전문의가 "아이에게 우유는 반드시 먹여야 하며 고기도 하루 100g이상 먹여야 한다"고 육식을 처방했고 아이의 아토피는 심해져만 갔다. 아이가 두 돌이 지났을 때 구제역이 발생했고 살처분 광풍이 몰아쳤다. 나는 그제야 처음으로 음식과 건강에 관한 자료들을 탐독했다. 영화를 만들면서 고기와 우유를 끊었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불치병으로 알았던 아토피가 단박에 완치된 것이다. 도영이도 똑같이 완치됐다.
이토록 간단한 것을 왜 평생 동안 만나온 그 많은 의사들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나.
기쁘기도 허망하기도 했다. 
 
영양학, 그러니까 동물성 단백질과 유제품 중심의 낡은 영양학을 사람들에게 권고하며 식물식이 갖는 예방 효과와 치유효과를 근거 없는 민간의학쯤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소위 전문가 집단에 너무 많다
 
2011년부터 채식을 시작해 7년 차인 지금, 나는 감기쯤은 웬만해선 걸리지 않고 수년 동안 지끈지끈했던 편두통도 사라졌다. 뾰루지도 전혀 안 난다. 생리통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아토피가 완치된 것은 내 생애 가장 기적 같은 변화였다
 
p339 아이가 채식을 하는 것에도 편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들은 "부모가 아이의 선택권을 빼앗는 거 아닌가. 부모가 아이의 먹을 것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자유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거꾸로 묻고싶다. 아이들이 채식을 하는 것이 부모의 영향이라면, 아이들이 육식을 하는 것은 무엇에 의한 것인가?
아이들은 말을 배우기 전부터 고기를 먹는 법을 부모에게 배우지 않는가?
가족, 학교, 미디어, 마트, 식당, 거리, 세상은 온통 육류로 둘러싸여 있고 더 많은 고기, 더 많은 우유를 먹으라고 하지 않는가?
급식은 거의 육류 중심이고, 마트에선 동물성 재료가 안 들어간 식품을 찾기 어렵고, 식당도 온통 고기 메뉴 일색인데, 아이들이 육식 외의 다른 것을 선택할 권리가 주어지는가? 선택권을 빼앗는 것은 오히려 현재의 육식주의 시스템이 아닌가?
 

320x100

 

21세기 홀로코스터, 공장식 축산

 
p221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축사육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이다. 네덜란드, 덴마크는 1ha(3,025평)당 5.1마리, 한국은 1만 2,500마리를 키운다. 
 
[타임]지에 실린 기사 일부를 보면,
"가축을 기르고 수송하고 판매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를 생각해보면 450g의 티본스테이크는 마치 허머(4륜구동 지프차량) 한 대를 접시에 올려놓고 먹는 것과 같다."
 
p253 공장식 축산은 엄청난 보조금이 있기에 가능하다. '고기에 환장한 당신, 정부 계략에 속았군요(2015, 하승수)'에 따르면, 
 
[한국에서 소규모 농장이 사라지고 공장식 축산으로 바뀐 것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유도한 일이다. 1990년대 중반, 정부는 통상 개방과 함께 곡물 농업을 포기하고 축산을 키우기 시작한다. 2009년부터 축사의 현대화를 시작했고 동물의 감금틀도 지원 대상 시설품목 중에 하나였다. 2009년 당시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양계는 3만 마리 이상, 돼지는 1,000마리 이상을 키우는 규모를 전제로 했다. 이 사업비는 2009~2014년 동안 1조 265억 원(보조 및 융자)에 달한다. 
공장식 축산의 도입 이후가축 분뇨가 심각한 환경오염원이 되자,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에서만 가축 분뇨 처리 시설 지원비가 878억 원, 가축 방역 강화 예산에는 3,044억 원을 지원했다. 그 후엔 구제역, 조류독감의 수순이었다. 대규모 살처분 보상금으로 막대한 정부예산이 사용되고, 2011~2014년까지 4년간 집행된 살처분 보상금만 하더라도 1조 8,416억 원에 달한다. 살처분 매몰지 주변의 상수도 오염으로, 상수도를 정비하는데 투입된 예산도 2010~2011년에만 6,411원에 달한다. ]
 
→ 정부의 축산 지원은 (살처분 비용, 방역비용, 죽은 가축 보상비용, 침출수로 인한 수돗물 개선비용 등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p275 '착한 육식'은 가능한가? 그것은 '착한 도살'은 가능한가와 같은 질문이다. 각자가 내리는 답은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p282 우리가 동물을 쉽게 먹을 수 있는 건 축산현장이 철저히 격리, 은폐되었기 때문이다. 공장식 축산은 소비자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사육과 도살을 '대행'해주는 시스템이다. 소비자는 불편함으로부터 '보호'되어, 편한 소비가 가능해지고, 편하게 육식을 즐길 수 있게 된다. 
 
p309 고기를 먹는 사람은 '육식주의자'라고 부르지 않고, '일반인'이라 칭하고, 고기를 안 먹는 사람은 '채식주의자'라고 분류한다. 

동물원에 인간이 전시된 적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식민지 약탈이 한창이던 19~20세기 초, 유럽의 동물원에는 오지의 원주민들이 전시되었다. 하지만 인간 전시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시된 사람들이 구경하는 사람들의 언어를 배워 말을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구텐 모르겐(안녕하세요)" 전시된 자들이 자신들과 '다르지 않은'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유럽의 관람객들은 인간 전시에 불편함을 느꼈고 곧 전시도 사라졌다.
 
동물들은 말을 하지 못하기에,
단지 인간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이유로,
인간은 그들을 먹고, 구경하고, 실험하고, 껍질을 벗겨 모피를 이용하고, 소모품으로 취급한다. 산업과 경제, 문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이 '제도화'되어 동물들을 가혹하게 사육한다.
행동주의 철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이를 '차가운 악'이라고 했다. 차가운 악은 눈앞에서 버젓이 일어나는 잔인함에 무감각해지도록 만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체의 개성을 인정하지 않고 집단차원에서만 본다

고기와 생명 사이에 끊어졌던 연결이 회복되면서, 나는 수십 년간 나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았던 매트릭스로부터 빠져나왔다.
매트릭스가 보이지 않았을 때 나는 그 안에 갇혀 있었지만, 이제 매트릭스는 뚜렷이 보이고, 이제부터 시스템이 강요하는 삶이 아닌 내가 바라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삶의 스위치를 바꿨다.
단절에서 연결로, 차별에서 공감으로.
 
p350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이 말했다. 우리가 나치와 뭐가 다르냐고. 작가 아이작 싱어는 말했다. "동물과의 관계에서 모든 사람들은 나치이다."

공장식 *비육돈사에서 마주친 돼지의 눈동자

*비육돈사: 살찌도록 기르는 돼지농가. 비육은 기름진 비계고기. 운동제한.

마무리


육식파 남편이 있어 저도 어려움이 없지 않아서 보게 된 책이지요.
도(道)에서 가장 최고가 ‘냅도’라 냅뒀더니, 아이 육아기간부터 지금 7년째 게임을 즐기는 남편…요즘은 나이 든 은퇴자들도 게임을 즐긴다죠…안타깝습니다.
이 육식은 얼마나 갈까요.

저도 과거 육식을 당연히 하던 사람이라, 남편에게 채식을 강요하진 않지만, 이미 통풍과 지방간 등의 위험이 있는 몸이라 걱정이 됩니다.

게다가 제가 어느정도 도 닦는 거에 익숙한 터라, 그저 차려주는 밥상을 큰 불평없이 먹어주는 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만 아이에게 고기와 우유를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팔에 아토피가 생겼어요. 겨울방학 때 긴 옷에 가려져서 몰랐는데 3월 봄이되면서 발견했지요.

학교에서는 여전히 안 좋은(고기, 우유, 가공식품 범벅의) 급식을 먹고, 아빠가 우유로 아이를 꼬시기도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_ 아침은 과일듬뿍, 저녁은 식물식으로_ 식단을 한 지 이제 두 달이 지났습니다.

아직 아이의 아토피는 다 낫지 않았지만, 제 정신건강이 좋아졌어요. 이제 아이가 감기걸릴까봐 아플까봐 걱정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저는 항상 아이가 아플까봐 전전긍긍했습니다.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혹시 감기기운이라도 있으면 출석에 신경이 쓰였고, 제출해야하는 서류에도 신경이 쓰였습니다. 여행계획이라도 있으면 그 전에 아이가 아플까봐 신경이 곤두서고요.

예민함에 아침 저녁으로 히스테리를 부리기도 한 아이가, 정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처럼 바뀌었거든요. 집에서 주는 과일과 식물 식단으로 아이 성격이 놀랍게 바뀌었습니다. 매일 활기차게 지내기에 엄마인 저는 아이가 아플까봐 전전긍긍하지도 않아요.

나중에 아토피가 다 나으면 다시 알려드릴게요.
급식같은 외부에서 접하는 음식때문에 아직 답답하긴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지요.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