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간 인생 탐구

문과남자의 과학공부_유시민

키다리 가로등 2023. 7. 31. 12:49
반응형

알쓸신잡이나 차이나는 클라스 등의 방송에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기대감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유튜브 알릴레오 북스도 재미있지요. 저자는 순수하고 맑은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과학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면 더 읽기가 수월합니다. 

문과남자의 과학공부

-2023 유시민

서문의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과학 교양서가 아니다.
내가 흥미롭게 본 사실, 내게 지적 자극과 정서적 감동을 준 이론, 인간과 사화와 역사에 대한 내 생각을 교정해준 정보를 골라 나름의 해석을얹었을 뿐이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과학 책은 [코스모스]다. 이미 여러 번 읽었고, 앞으로 또 읽을 것이다. 무인도에 책을 한 권만 가져갈 수 있다면 나는 그 책을 선택 할 것이다. p105

인문학과 과학

인문학자가 과학을 공부하지 않고 과학자들이 찾아낸 사실을 활용하지 않는 데서 인문학의 위기가 싹텄다고 본다. 요즘은 인문학 책이 재미없다. 강력한 지적 자극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 성벽을 쌓고 안주하는 학문은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인문학도 예외가 아니다. p27
과학의 토대 위에 서야 인문학이 온전해진다는 것이다. p34 [통섭:지식의 대통합]_2005 참고
 
1899년 클라크의 한계생산력 분배이론은 1960년대에 오류임이 드러났는데도 법칙마냥 가르치고 있다. 자본가와 부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우화였기 때문에 오류임이 밝혀져도 교과서에 남았다
 

나는 무엇인가_뇌과학

칸트의 철학에는 과학이 깔려있다. (칸트는 물리학과 천문학을 공부함) 칸트는 인간의 인식을 선험적인 것과 경험적인 것으로 나누었다. 문화인류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로 교류하지 않는 문명들에 모두 그런 규범이 있었고 지금도 있다. 살인, 절도, 폭행을 금지하는 법률이 대표사례다. 진화생물학자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진화를 통해 우리가 도덕이라고 하는 사회적 본능을 획득했다고 말한다. 칸트가 옳았다. 인간은 배우거나 경험하지 않아도 도덕법을 알 수 있다
 
뇌를 유전자가 생존을 위해 만든 기계로 보는 견해를 나는 받아들인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본업이 아니다. 이것은 성능이 지나치게 좋은 생존기계라서 그렇다. 뇌에 깃든 우리의 자아는 단단하지 않다. 자아는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보다는 뇌의 물리적 변화나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 때문에 달라질 가능성이 더 높다. 전자 교환과 화학물질 분비에 변화가 생기면 뇌의 정보처리 패턴이 달라진다. 노화로 하드웨어가 퇴화되면 덜 똑똑해진다.
그런데 뇌과학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뉴런은 서로 연결함으로써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내고,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거꾸로 뉴런의 연결 패턴에 영향을 준다.' 자아가 뇌를 형성하고 바꾼다는 말이다. 물질이 아닌 자아가 물질인 뇌를 바꾼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p99
 

우리는 왜 생존하는가(생물학)

맬서스의 인구론 :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에 사람이 충분히 죽지 않으면 식량부족으로 죽는다. (노동자와 빈민의 주거환경을 비위생적으로 만들어 전염병이 돌게하고, 공중보건, 빈민구제를 폐지하라고 주장한...미친놈이다..)
 
스펜서의 사회다윈주의 : 부자와 권력자는 사회환경에 잘 적응한 사람이고, 가난과 무지는 적응에 실패했다는 증거다.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적응하지 못하는 자가 소멸하게 내버려 둬야 한다. 약육강식, 적자생존. (얘도 내 기준에선 미친놈이다. 무한 경쟁을 조장하고 인간의 착취가 사회적 미덕이라니..) 
 
다윈의 진화론을 오남용하여 우파는 열등개체를 제거하려 하고(우생학) 전체주의로 번졌다. 다윈은 스펜서를 위대한 철학자로 평가했지만, 인류의 생물학적 퇴화를 불러온다는 사회다윈주의자와 우생학자의 주장을 '성선택'이론으로 반박했다. 인구통계를 보면 성 선택이 인류의 퇴화를 막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하고 열등한 사람은 혼인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후손을 남길 기회도 적다. p113
 
히틀러는 유대인 살인공장을 차리기 전에 독일의 장애인, 정신질환자, 중증환자, 집시, 소수민족을 먼저 체계적으로 학살했다. 예나 지금이나 우파는 집단을 생존경쟁의 단위로 설정하고, 다른 민족 또는 국가의 구성원에 대한 적대의식과 혐오감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p114
 
모든 동식물의 유전자는 동일한 생물학 언어로 씌어있다. 똑같은 4종류의 염기(A,T,C,G)
모든 생물의 DNA가 동일한 알파벳으로 씌어 있다는 사실은 모든 종이 공통의 조상에서 유래했음을 입증하는 유전학의 증거다. 모든 생물의 DNA가 같은 언어로 씌어 있다는 게 감동이다. 그 사실을 안 뒤로 '존재의 고독'을 덜 느낀다. 예전 작업실 앞 얕은 수로에 버드나무가 몇 그루 있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나는 버드나무의 안위를 걱정했다. 공기 깨끗하고 햇살 좋은 2월 어느 날 늘어진 가지에 연두색 꽃대가 맺힌 것을 보고 나도 몰래 손바닥을 가슴에 대었다. 가만히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잘했어. 걱정했어.' 이러는 내가 나는 마음에 든다.
 
사회생물학(1975 윌슨) : 다윈을 받아들여라. 인류가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한다면 우리 종은 신이 아니라 유전적 우연과 환경적 필연의 산물이다.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 : 프롤레타리아트를 조직해 부르주아를 타도하고, 국가전력을 장악해 독재를 실시하여 계급을 철폐한다. 계급사회는 사라지고 각자 자유로운 연합체로 된다. but 대형 참극이...
마르크스는 사회적 관계를 바꾸면(사유재산 폐지 등) 본성도 달라진다 믿었다. 인간의 본성을 잘못봤다. 
 
'태만'은 소련이라는 인간 군집의 '진화적으로 안정화 전략'이었다. 소련은 철강, 석유생산량 세계1위였는데도 물자와 에너지 부족했다. 곡물생산량 세계 1위였지만 해마다 사료를 대량 수입했다. 인구 대비 의사와 병상 수가 세계 1위인데도 의료서비스 공급이 부족했다. 혜성을 추적하는 로켓은 잘 만드는데 가정용 전기제품은 품질이 형편없었다. 국민 대다수가 '태만'을 생존 전략으로 선택한 사회는 혁신과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소련은 미국이 아니라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과 싸우다 졌다. p142
 
인간이 군집을 이루어 사는 사회성 동물이라는 사실이 가끔은 불편하다. 개인은 배타 행동도 하고 이타 행동도 하면서 그것이 초래한 결과를 각자 감당한다. 그러나 집단을 이루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집단에는 양심이 없다. 집단은 클수록 이기적이다. 개인들이 인종적, 경제적, 국가적 집단으로 뭉치면 힘이 허용하는 일은 무엇이든 한다. 행위의 결과를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p158
 

화학

'환원'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쪼개는 것이다. 화학은 환원의 필요성과 위력을 잘 보여준다. 환원은 분야를 불문하고 널리 사용하는 연구 방법이다. 인문학자도 널리 쓴다. 환원주의는 이러한 연구 방법을 모든 대상에 적용하려는 경향이나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학문이 끝없이 작은 단위로 갈라진 것도 환원주의 연구방법론과 관계가 깊다. 
분석은 과학적으로 하지만, 통섭은 언어로 해야하기에, 과학과 인문학이 모두 필요하다. p201
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는 것은 지성의 가장 위대한 과업이다. 
불완전한 지식때문에 웃음거리가 되더라도, 여러 사실과 이론을 종합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생명이란 무엇인가]_슈뢰딩거
 

물리학

하이젠 베르크의 행렬(matrix)역학,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은 전자 운동을 서술한다. 뉴턴은 케플러가 인간의 언어로 말한 행성 운동의 법칙을 방정식으로 표현했다. 바로 만유인력 공식이다. 
과학자들은 이 방정식이 아름답다고 한다. 이 방정식은 우주 어느 곳에 있는 어떤 물체에도 다 들어맞는다. 케플러의 행성 운행법칙도 도출할 수 있다. 그 모든 일을 할 수 있으니 '천상의 압축미'를 지닌 한 편의 시라고 해도 될 것이다. 
 
엔트로피 법칙에 의하면 태양도 죽는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진다. 다른행성으로 이주한다 한들...
철학자 러셀은 쓸쓸한 어조로 우주의 종말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지구는 영원히 거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며 인류는 사라질 것이다. 우주는 서서히 침몰해 마침내는 관심을 끌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신이 우주 기계의 태엽을 다시 감을 거라는 주장은 털끝만큼의 가능성도 없다. 과학의 증거로 말한다면(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법칙), 우주는 비참한 몰락을 향해 가는 중이다. 이것이 존재의 목적을 증명하는 것이라면 내가 신을 믿어야 할 이유는 없다.'
 
영구기관을 만들 수 없는 것처럼, 저엔트로피(질서)상태를 영원히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같이 보면 좋은 서적

파인만 _ 2008 (뛰어난 이야기꾼)
원더풀 사이언스 _2010 나탈리 앤지어
E.K.헌트의 경제사상사_2015 (경제학의 역사책)
눈 먼 시계공 _ 2004 리처드 도킨스 (박쥐와 인간)
이기적 유전자 _ 1976 리처드 도킨스 (인간폄하?)
코스모스_칼세이건
종의 기원_다윈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_다윈
초파리_2022 마틴 브룩스 (유전학 실험실의 영웅)
침묵의 봄_2011카슨 (DDT이야기)
가이아의 복수_2008 제임스더브룩
불확실성의 시대_2011캘브레이스
김상욱의 양자공부_2017
세계를 바꾼 11가지 방정식_2016 이언 스튜어트
엔드 오브 타임_2021 브라이언 그린
어느 수학자의 변명_1940 하디
 

마무리

 
재밌게 읽었다. 유튜브 동영상으로 저자의 말을 직접 듣는 것 같은 느낌의 재미가 있었다. 마지막에 신계의 천재 수학자 이야기 할때 "난 부럽지가 않아!" 라고 씌여져 있는 부분은 저자가 말하고 있는 모습이 상상되기도 했다. ^^
 
예전에 [코스모스]를 도서관에서 빌린 적이 있었는데, 다음 나의 생일 선물로 하나 구매하여 소장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책이라 생각하고 이 책을 선택하면 안된다. 과학책을 보고 싶으면 책에 주석으로 소개된 책들을 보면 될 것 같다. 위에 몇가지만 적어 놓았다. 
 
[초파리] 라는 책이 흥미가 간다. 요즘 집에서 종종 나타나는 초파리.. 그 초파리가 20세기 유전학의 상징이자 유전학 실험실의 슈퍼스타라고 한다. 질병 유발 유전자의 인간 공유 비율이 70%나 된다고 하니...
집에서 초파리 잡아 죽일때마다...미안한 맘이 든다...
 
저자가 버드나무가 겨울을 잘 났는지를 보고 안도하는 모습에서 난 위로를 받았다.

"잘했어. 걱정했어"


아래 베르베르의 책도 추천합니다.

추천] 개미 회고록 _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 - https://naturalmedicine.tistory.com/m/214

추천] 개미 회고록 _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2023 베르나르 베르베르 p75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람들에게 보여줘, 멍청이들이 싫어하거나 화를 내도 신경쓸 것 없어. 쥐의 위계질서 p174 케이지에 쥐 여섯마리를

naturalmedicine.tistory.com


과학책 추천(어떻게 물리학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https://naturalmedicine.tistory.com/m/197

과학책 추천(어떻게 물리학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과거 [알쓸신잡], [알쓸인잡] 에서 이과사람과 문과사람이 골고루 등장해서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는 방송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라는 방송도 과학에 대해 재미나게 접할 수 있는 프

naturalmedicine.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