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메멘토 모리,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_2021 암선고를 받은 이어령과의 인터뷰 형식의 책. 이어령 선생은 손자와 맏딸을 (사고, 암)먼저 보냈습니다.
진실은 디테일에 있다고, 제가 아래 옮긴 것은 일부일 뿐이니 책을 읽고 디테일까지 알아가시길 권해 드립니다.
p27 태초에 빅뱅이 있었어. 물질과 반물질이 있었지. 그런데 반물질보다 물질이 더 많으면? 빛이 되다 만 물질의 찌꺼기가 있을 것 아닌가. 그게 바로 우리야. 우리는 빛이 되지 못한 물질의 찌꺼기. 그 몸을 가지고 사는 거라네. 그런 우리가 반물질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빛이 되는 거야.
우리가 쓰는 에너지는 모두 빅뱅 때 만들어진 그 빛이라네. 반물질을 못 만나 물질로 남은 것들은 끝없이 뭐가 되고 싶겠나? 빛이 되고 싶을 거야. 빅뱅이 고향이거든. 그런데 빅뱅 이전에 존재했던, 빛도 물질도 아닌 이 void(空), 공허의 공간이 바로 신의 영역이라네. 거기에 빛이 들어가 창조가 되는거지.
천국은 물질과 마인드가 있었던 기억과 그것을 담을 수 있게 했던 void(空) 그 자체. 영원불멸이야. 공허(空虛)는 죽지 않아. 빅뱅 이전에 있었으니까.
p29 위인들이 거창해 보여도 그렇지가 않아. 지면 또 한 번 부르짖을 뿐이지.
p69 엉엉 소래 내 울고 피눈물을 흘리는 것도 행복이라네. 늙은이는 기막힌 비극 앞에서도 딱 눈물 한 방울이야.
p105 뜬 소문에 속지 않는 연습을 하게나.
있지도 않은 것으로 만들어진 풍문의 세계에 속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 진실에 가까운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네.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보고 어린아이처럼 사고해야 하네. 어른들은 머리가 굳어서 '다 안다'고 생각하거든.
p108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의 세계에선 자가 발전의 동력은 얻을 수 없어. 타성에 의한 움직임은 언젠가는 멈출 수밖에 없다고. 동력을 주는 것이 생각이라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중력 속의 세상이야. 억압과 관습의 압력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생각하는 자는 지속적으로 중력을 거슬러야 해. 생각은 날개를 달아 주거든. 가벼워지는 힘이야. 떠오르면 시야가 넓어져.
p116 코로나, 이런 재앙이 끝나면 인구가 확 올라가. 역병 이후엔 생명이 꽃을 피워. 과학자들은 모든 걸 우연이라고 해. 모르면 다 우연인가? 빅데이터를 보면 우연이란 없어.
큰 이야기는 다 똑같아. 지루하지. 차이는 작은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거든. 디테일 속에 진실이 있다고.
p118 마이클 샌델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하버드대 학생들하고 논쟁하잖아.
'고장난 전차가 오고 있다. 선로가 갈라져 있다. 나는 스위치를 바꿔주는 사람이다. 그냥 두면 트레일러가 열 사람의 인부를 깔아 죽이고, 선로를 바꾸면 한 사람만 죽는다. 어떻게 할래?'
그 한 사람이 네 친구고 네 가족이고 다른 쪽 열사람은 모르는 사람이라면? 가혹해도 케이스를 파고들어야 해. 일반론이 진리인 줄 알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아야 하네.
코로나 시절에는 더욱 그런 문제들이 많이 발생해. 마스크는 굉장히 여러 가지 함의를 갖고 있다네.
처음에는 내가 살기 위해 썼지. 지금은 사회적 시선의 강제가 있지(+벌금) 마스크를 쓴 게 아니라 '입마개'처럼 씌워진 게 되는거야. 스웨덴은 일절 관여를 안해.
인간의 자율성이 아니라 '생명의 주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거라네. 개인의 생명에 국가나 제도가 관여하기 시작하면 그게 전체를 위한 합리적인 결정 같아도 위험해. 무조건 '전체를 위한 결정'이라는 일반론에서 시작하면 안 된다는 거야. 항상 개인의 관점을, 제도의 맹점을 함께 봐야 해.
아흔아홉 마리 양을 버려두고 한 마리 양을 구하러 간다는 예수는 왜그랬을까? 아흔아홉 마리가 한 마리보다 귀한 것 같지? 경중이 다를 것 같지? 아니야. 아흔아홉 마리도 다 한 마리씩이야. 길 잃은 한 마리가 아흔아홉 마리와 다른 게 아니야. 똑같아. 똑같다네. 한 명의 죽음은 모두의 죽음을 예표하는 거야.
p125 집단주의 , 국가주의를 경멸하네. 그건 그저 떼, 무리지어 몰려다니는 거지. '나 없는 우리?' 아니 될 말씀이야.
p167 그 한 마리 양이 아흔아홉 마리보다 뛰어날 거라는 생각은 왜 못하나? 떼로 몰려다니는 것들. 그 아흔아홉 마리는 제 눈앞의 풀만 뜯었지. 목자 뛰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닌 거야.
남의 뒤통수만 쫓아다니면서 길 잃지 않은 사람과, 혼자 길을 찾다 헤매본 사람 중에 누가 진짜 자기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나. 길 잃은 양은 그런 존재라네.
"길 잃은 양이 돼라" 길을 잃어도 영영 미아가 되지 않을 것이다.
p171 바보는 그 바보스러움으로 다른 길을 간다네.
"천재가 있으면 특별 교육을 시켜야 해요. 특권이 아니에요. 오히려 불쌍한 애들이지. 예술가들은 그 재능빼면 세상 못 살아요. 아무것도 못해서 범죄자 돼요."
쓸모를 따지는 인간 세상에서는 바보지. 알바트로스는 하늘을 날 때는 눈부시지만, 육지에서는 바보새야.
모든 아이는 다 타고나. 하늘이 주신 것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가는 사람이 천재라네. 아이는 태어날 시간을 스스로 정해서 스스로 태어나는 거야. 아이의 의지로.
p138 따지고 보면 윤리학을 죽인 게 심리학이야. 뇌과학이 들어서면서부터 윤리학의 자리를 심리학이 꿰차고, AI가 되고있다네. 인간 심리를 바탕으로 설계된 AI.
과학의 실수가 거기에 있네. 진짜 인간을 뺀거야.
유물론으로 가다 보면 결과적으로 로봇과 인간은 다르지 않아. 마음도 화학물질론이 되니, 그런 식이면 로봇 하나 사면 되는 거지.
과학은 인간이 살지 않는 달나라, 우주를 기준으로 해서 만들어진 거야. (만물의 척도)
인간을 없애야 과학이 선명해져. 그게 수학이라네. 어쩌면 신에 가까운 거지.
양자역학의 세계는 보는 자에 따라 달라져. 물리 세계에서 모든 것은 입자와 웨이브로 나뉘는데, 양자의 세계로 들어오면 똑같아 지거든. 웨이브가 입자고 입자가 웨이브야. 양자 컴퓨터가 그렇잖아. 보통의 컴퓨터는 0 아니면 1이지. 그런데 양자는 0이면서 동시에 1이야. 죽으면서도 동시에 삶이라는 거야. 양자역학에서 보면 우주의 블랙홀도 인간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아.
하지만 문학예술은 인간중심적이야.
p174 신념을 가진 사람을 주의하게나. 목숨 내건 사람들이거든. (나치..)
난 오늘도 내일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신념을 가진 사람을 신뢰하지 않아.
관점에 따라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게 인간사인데, "Yes"와 "No"만으로 세상을 판단하거든. Maybe를 허용해야 하네. 그 덕분에 우리는 오늘을 살고 내일을 기다리는 거야.
신념에 기대 사는 건 시간낭비라네. 거짓이야. 신념을 가진 사람을 인생 과정을 생략한 사람이야.
p156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닌 한 커트의 프레임이야. 소중한 장면을 연결해보니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거지. 죽음의 자리는 낭떠러지가 아니야. 고향이지.
젊을 때도 그걸 알았지만, 안다는 것과 깨닫고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거였어.
p187 창조는 카오스(최초의 우주=혼돈)에서 생겨. 질서(코스모스)는 이미 죽은 거라네.
p196 악, 질병 이런 것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진짜 건강한 사회야. 술주정뱅이, 거지, 이런 낙오자들을 싹쓸이해서 가둬버린 무균 사회는 희망이 없어. 그게 푸코의 [감옥의 역사]라고. 유럽과 미국의 역사를 보게. 유럽에서 창녀, 깡패, 죄수들을 전부 배에 태워 미국으로 쓸어 보냈잖아. 그렇게 해서 남은 사람들로 살아가면 그게 건전한 사회인가? 아니라네. 반면 미국은 그런 쓰레기 취급받던 인간들이 함께 모여 성장해간 거야. 상처와 활을(필록테테스 이야기)동시에 가졌기 때문에 구대륙이 아닌 신대륙에서 새로운 종교, 정치, 문화가 끓어오를 수 있었던 거야.
지금도 대낮에 총질하고 꼴통짓을 하는 게 미국이야. 일사불란하게 투표하고 통제하는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지금 미국보고 엉망이라고 하는데. '엉망진창'이 어마어마한 힘이라네. 그게 미국의 힘이고 희망이라네. 통제사회, 무균사회는 상처를 포용할 힘이 없어. 사회적 병폐, 악, 우리가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그것까지도 '끌어안는 것', 그게 추위를 느끼는 거야. 추위를 함께 느껴야 한다네. 추위속에서 타자와 내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거라고.
가족도 마찬가지야. 집안에 깡패 같은 놈이 하나 있고 탕자같은 놈이 하나 있어야 정이 두터워지지. 전부 모범생만 있으면 효자도 안 나와. 전부 효자인데 무슨 효자야. 불효자가 있으니 효자도 있는 거지. 상처와 활이 함께 가는 것 그게 인간의 모습이고 가족의 모습이고 나라의 모습이야.
p214 눈물만이 우리가 인간이라는 걸 증명해 준다네.
터미네이터에서 기계가 인간을 위해 살신성인 하지. 인간의 눈물을 이해하고, 인간을 위해 죽은 거야. 예수의 눈물이 거기에 있다네. 신격을 가진이가 연약한 인간으로 돌아가셨어.
p255 동무가 없으면 외롭지. 나도 이렇게 외로운데 신은 얼마나 더 외로울까? 내가 느끼는 하나님은 위대하고 힘센 구제의 신이 아니야. 하나님의 존재는 절대 고독이라고 나는 생각하네. 하나님은 피조 세계를 공허, 카오스 위에서 지었다는 거 아닌가. 우주조차 당신이 만들었으니, 신은 그 바깥에 있는 거거든. 내가 책상 만들었다고 책상이 나는 아니잖아. 만드는 사람에게 친구는 정적밖에 없어.
그래서 인간을 만든거지. 중간자를 만들어 놓은 거야. 하나님도 외로워서 분신이 필요했던 거라고 나는 생각해. 그런데 그렇게 만든 인간만이 오직 하나님게 대들어. 그게 바로 지혜를 가진 죽은 자라네.
다른 생명체는 죽어도 자기 죽음이 갖는 의미를 몰라. 신은 안 죽지. 그런데 인간은 죽는 것의 의미를 아는 동물이야. 그래서 비극이지. 신과 생물의 중간자로 인간이 있기에, 인간은 슬픈 존재고 교만한 존재지. 양극을 갖고 있기에 모순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어.
p223 정오의 사이렌처럼(이상의 날개中) 빛이 물처럼 덮치듯, 신도 그렇게 갑자기 우리에게 온다네. 다만 흡수할 수 있는 반사판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겠지. 필름의 감광지 같은 거야. 빛을 받아서 반응 할 수 있는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
p234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수 없어. 남에게 배울수도 가르칠 수도 없어. 스스로 깨닫고 만족할 수밖에 없어.
군자는 자족을 이룬 사람이라네. 자족(自足).
못 이룬 사람이 예술가가 되는거라네. 니체. 보들레르..
p260 죽기 전까지 바느질하는 샤넬보고 주위에서 "좀 쉬세요"걱정했더니 샤넬이 뭐라고 했는 줄 알아? "너희들은 이게 일로 보이니? 나는 이게 노는 거고 쉬는 거야."
p263 인간이 발견한 것 가운데 가장 기가 막힌 것이 돈이라네.
인간은 절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교환을 하며 살아가지. 우리가 숨 쉬는 것도 식물과의 교환이야. 우리는 탄소를 내뱉고 식물은 산소를 내뱉지. 모든 생명 가치는 교환인데, 핵심 교환은 세가지야.
첫 번째는 피의 교환(생식), 그 다음은 언어 교환, 그리고 돈의 교환이라네. 레비스트로스가 문화인류학에서 설명한 인류사의 3대 교환 구조지. 각자 제 갈 길이 있는 거야. 돈의 비극이 딴 게 아니야. 돈의 교환가치가 언어의 교환가치, 피의 교환가치를 침입할 때 이 3대 평행선이 부딪혀 비극이 생기는 거야. 언어 교환도 돈이 명령하면 서글퍼져. 출판사나 영화사에서 '저거 자르시오. 안 팔려요' 하면 작가나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잘라야지. 그러니까 감독판이 따로 나오잖아.
p266 남을 용서하려면 커야 되고 높아야 되고 힘이 있어야 하지. 용서하는 사람이 진정한 강자라네.
p272 디지털, 아날로그라는 말도 그 계통을 제대로 이해해서 쓰는 사람이 없다네.
이번 기회에 정확히 설명해주겠네. 뱀은 전체가 꼬리야. 연속체지. 그게 아날로그일세. 디지털은 도마뱀이야. 도마뱀은 꼬리를 끊고 도망가. 정확히 꼬리의 경계가 있어. 셀 수 있게 분할이 되어 있으면 그게 디지털이야. 아날로그는 연속된 흐름. 파장이야. 디지털은 입자라네.
더 쉽게 얘기해볼까? 언덕으로 올라가면 동선이 죽 이어져서 흐르니 그건 아날로그야. 계단으로 올라가면 정확한 계단의 숫자가 나오니 그건 디지털이네. 만약 언덕과 계단이 동시에 있다면 그게 디지로그야.
우리말에 버려두라는 말이 있지? 버리는 것과 두는 것의 중간이야. 그런데 버려두면 김치가 묵은지 되고, 누룽지가 숭늉되잖아. 버리지 말고 버려두면, 생명의 흐름대로 순리에 맞게 생명자본으로 가게 된다네. 그게 살아 있는 것들의 힘이야. 버려두는 건. 그 흐름대로 그냥 두는 거야.
p275 두 부서를 오가며 서로의 요구와 불만을 살살 풀어주며 다리 놓는 사람, 그 사람이 인재고 리더야. 사잇꾼.
아흔아홉 마리 양 버려두고 한 마리 찾는다고 이야기는 기업에 적용해도 다르지 않아. 아흔아홉 마리는 이 세상에 없어. 오직 한 마리 양만 있지. 스스로 일어설 줄 아는 한 마리 양이 자기 인생, 자기 조직의 리더가 되는 거라네.
p289 옛날 사람들은 기계문명도 몸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오늘날의 우리들은 관성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우리 뇌가 얼마나 썩었는지 모르네.
역설적으로 옛날 사람들은 뇌가 덜 오염됐었어. 제 머리로 이해가 안 되는 건 못 받아들였지.
p303 서양인들은 아이를 요람에서 키우니까. 태어나자마자 존재를 분리하지요. 땅에 높으면 쥐들이 공격해서 아이를 천장에 매달아두기도 했어요. 우리나라는 무조건 포대기로 싸서 둘러업잖아. 어미 등에 붙어 커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천성이 착해요. 서양은 분리가 트라우마가 돼서 독립적인 만큼 공격적이거든. 한국의 전통 육아는 얼마나 슬기로워요. 오줌똥도 쉬쉬~, 끙아끙아~ 하면서 어린애 말로 다 유도를 했거든.
p303 물고기가 바다를 나오면 죽어요. 그 순간 자기가 살던 바다를 보지요. 내가 사는 바다를 볼 수 있는 상태. 그게 죽음이에요. 죽음에 가까이 가고서 나는 깨달았어요. 죽음을 알려고 하지 말고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과학을 잘 모르면 무신론자가 되지만, 과학을 깊이 알면 신의 질서를 만난다고 했다.
p307 생명은 입이에요. 태내에서도 생명은 모든 신경이 입으로 쏠려 있어요. 태어난 후엔 그 입으로 있는 힘껏 젖을 빨지요. 그 입술을 비벼 첫소리를 내요. '므, 브..' 가벼운 입술소리 ㅁ 으로 '엄마, 물'을, 무거운 입술소리ㅂ으로 '아빠, 불'을 뱉어요. 물은 맑고 불은 밝잖아. 그런데 그 ㅁ과 ㅂ이 기가 막힌 대응을 이루는 게 바로 우리 한글이에요. water와 fire로는 상상도 못 할 과학이야. 놀랍죠.
프로이트는 뱃속 세계를 몰랐어요. 뱃속에서 10개월이 성격, 기질, 신체의 많은 부분을 결정한다고. 스승이 10년 가르친 게 뱃속에서 가르친 10개월만 못하다잖아. 그래서 지혜로운 한국인은 태중의 아이를 이미 한 살로 보는 거예요.
프로이트는 돌팔이였어요. 인격은 다층적이라 의학뿐 아니라 인문학자의 상상력으로도 봐야해요.
p309 신은 생명을 평등하게 만들었어요. 능력과 환경이 같아서 평등한 개 아니야. 다 다르고 유일하다는 게 평등이야. 햇빛만 받아 울창한 나무든 그늘 속에서 야윈 나무든 다 제 몫의 임무가 있는 유일한 생명이에요. 그 유니크함이 놀라운 평등이지. 또 하나. 살아 있는 것은 공평하게 다 죽잖아.
p311 오래 살면 생각이 계속 달라져요. 내가 존경하는 이들은 다 일찍 죽었지. 이상도 랭보도 예수도. 반면에 괴테는 80세까지 살았지. 괴테는 인공지능인 호몬쿨루스까지 써서 미래의 정황을 보여줬지요. (괴테는 파우스트 2부 2막에서 호몬쿨루스를 소재로 함)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그랬죠. 코끼리의 전체를 보려면 그들처럼 제너럴리스트가(두루두루 넓게 아는 사람) 돼야 해요.
p315 우리는 마르크스 상품경제 시대에서 멀리 왔어요. AI시대엔 생산량이 이미 오버야. 물질이 자본이던 시대는 물 건너갔어요. 공감이 가장 큰 자본이지요. 돈으로 살 수 없는 삶의 즐거움. 공감이 사람을 불러 모으는 거지요.
지성의 종착점은 영성이에요. 지성은 자기가 한 것이지만, 영성은 오로지 받았다는 깨달음이에요.
한국말이 얼마나 아름다워요. 죽는다고 하지 않고 돌아간다고 합니다. 애초에 있던 구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https://naturalmedicine.tistory.com/m/199
과학책 추천(어떻게 물리학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https://naturalmedicine.tistory.com/m/197